단순히 '야한 시대극'이라는 편견 때문에 이 드라마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정말 큰 매력을 놓치고 있는 거예요. 브리저튼은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감성은 현대보다 더 세련되고 뜨거웠습니다.
1. 눈과 귀가 즐거운 '감각의 향연'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공신은 단연 미장센이에요. 파스텔톤의 화려한 드레스와 꽃이 만발한 정원, 그리고 대저택의 인테리어는 보는 내내 황홀함을 줍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사운드트랙인데요. 빌리 아이리시나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현대 팝송을 클래식하게 편곡해 무도회 음악으로 사용하는 센스는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들더라고요. 시대극의 무게감을 덜어내고 트렌디함을 입힌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2. 시즌마다 다른 색깔의 '설렘'
각 시즌이 주인공을 바꿔가며 각기 다른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 게 신의 한 수였어요.
- 시즌 1이 사랑에 서툰 청춘들의 불꽃같은 열정을 보여줬다면,
- 시즌 2는 가문의 책임감 때문에 서로를 밀어낼 수밖에 없는 어른들의 절제된 텐션이 일품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시즌 2의 그 아슬아슬한 눈빛 교환이 더 설레더라고요.)
- 시즌 3은 가장 현실적인 '친구에서 연인으로'의 서사를 보여주며, 외모나 사회적 기준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일깨워줘서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시즌 1: 다프네와 사이먼 - 완벽한 가짜 연애의 끝]
브리저튼 가문의 장녀 다프네는 사교계에 화려하게 데뷔하지만, 오빠 앤소니의 과한 보호와 레이디 휘슬다운의 독설 섞인 소식지 때문에 좋은 신랑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습니다. 이때, 어린 시절의 상처로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라고 맹세한 **사이먼(헤이스팅스 공작)**이 런던에 나타나죠.
두 사람은 각자의 목적(다프네는 자신의 가치를 높여 좋은 구혼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사이먼은 끈질긴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을 위해 가짜 연애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무도회에서 함께 춤을 추고 시간을 보내며 두 사람은 진심으로 서로에게 빠져들게 돼요.
결국 두 사람의 밀회 장면이 목격되면서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결혼을 하게 되지만, 아이를 원치 않는 사이먼과 가정을 꾸리고 싶은 다프네 사이의 갈등이 폭발합니다. 사이먼이 "아기를 가질 수 없다"고 했던 말이 신체적 결함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스스로 선택한 **'대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위기를 맞죠. 하지만 다프네의 진심 어린 설득과 사랑으로 사이먼은 과거를 극복하고, 두 사람이 예쁜 아기를 품에 안으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시즌 2: 앤소니와 케이트 - 금지된 사랑의 텐션]
브리저튼 가문의 가장인 앤소니는 사랑 없는 완벽한 결혼을 결심하고, 사교계의 '다이아몬드'로 선정된 에드위나 샤르마에게 구혼합니다. 하지만 에드위나의 언니인 케이트는 동생이 사랑 없는 결혼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앤소니를 철저히 경계하죠.
앤소니와 케이트는 만날 때마다 날 선 독설을 내뱉으며 싸우지만, 그 과정에서 묘하게 서로 닮은 처지(가문을 책임져야 하는 장남, 장녀의 무게감)를 이해하며 강렬한 이끌림을 느낍니다. 동생 에드위나와 결혼식 제단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앤소니는 케이트를 향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식은 파탄이 납니다.
이후 케이트가 낙마 사고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사회적 시선을 뒤로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시즌 1이 화려한 로맨스의 정석이었다면, 시즌 2는 두 사람의 눈빛과 닿을 듯 말 듯 한숨 막히는 텐션이 압권이었던 시즌이에요.

[시즌 3: 콜린과 페넬로페 - 친구에서 연인으로, 그리고 비밀]
브리저튼 가문의 셋째 콜린과 오랫동안 그를 짝사랑해 온 페넬로페의 이야기입니다. 페넬로페는 콜린이 친구들에게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마음을 정리하려 하지만, 사교계에서 신랑감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에 콜린이 미안한 마음을 담아 그녀의 '연애 코치'를 자처하며 두 사람은 다시 가까워지죠.
페넬로페가 다른 남자와 잘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콜린은 뒤늦게 자신의 진심을 깨닫고 마침내 마차 안에서 뜨겁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페넬로페에게는 엄청난 비밀이 있었는데, 바로 그녀가 사교계의 악동 **'레이디 휘슬다운'**이라는 사실이었죠.
콜린은 이 사실을 알고 큰 배신감을 느끼지만, 결국 페넬로페가 가진 재능과 그녀의 삶 자체를 인정하며 받아들입니다. 페넬로페 역시 정체를 대중 앞에 당당히 밝히며 독립적인 여성으로서의 삶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3. '레이디 휘슬다운'이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
처음엔 그저 가십을 퍼뜨리는 목소리인 줄 알았던 '레이디 휘슬다운'의 존재는, 사실 그 시대 여성들이 가졌던 억눌린 목소리와 자아를 상징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결혼만이 유일한 탈출구였던 시대에, 자신의 이름으로 글을 쓰고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페넬로페의 고군분투는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울림을 줬습니다.
4. 아쉬운 점 혹은 호불호 포인트
물론 시대적 고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화려한 색감이나 인종 구성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판타지 로맨스'라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설정입니다. 오히려 다양성을 존중하는 현대적인 재해석이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봐요.
마무리하며: 넷플릭스 브리저튼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묵직한 여운을 안고 끝낼 수 있는 시리즈예요. 사랑에 진심인 분들, 영상미 예쁜 드라마를 찾으시는 분들께 무조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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