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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미지의 서울> - 삶을 바꾼 건 서울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by 잼잼스 2025. 6. 22.
출처 : 나무위키 미지의 서울

 
 
“서울은 나를 바꾼 게 아니라, 나에게 거울을 들이댔다.”
미지의 서울은 ‘나’라는 사람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얼굴만 닮았지 인생의 결은 완전히 다른 쌍둥이 자매가 서로의 삶을 바꿔 살아보면서 겪는 감정, 깨달음, 고통, 그리고 사랑까지. 하나하나가 너무 현실적이라 더 울컥했다.
 
유미지유미래, 30대의 일란성쌍둥이 자매. 둘은 똑같은 얼굴을 가졌지만, 살아온 환경도, 삶을 대하는 태도도 완전히 다르다.
미래는 서울에서 공기업 한국금융관리공사의 직원으로 일하며 남부럽지 않은 스펙과 안정된 직장을 가졌지만, 정작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회사에선 진심도, 감정도 허락되지 않고, 상사의 폭언, 무의미한 보고,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감정은 마비돼 간다. “나는 그냥 기능일 뿐이야”라는 대사가 너무 현실적이었다.
미지는 반대로 고향에서 살며,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 방향 잃은 채 일용직과 농사일로 버틴다. 가족과 함께 있지만, '머물러버린 삶'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자포자기한 상태다. 그렇게 쌍둥이 둘 다 각자의 자리에서 무너져가고 있었다.

삶을 바꾸는 제안

결국 미래가 먼저 입을 연다. “우리, 한 달만 서로의 인생을 살아보면 어때?” 그렇게 쌍둥이는 서로의 삶을 ‘바꿔 살아보기’로 한다. 미래는 고향으로, 미지는 서울로. 서로의 일상에 완벽하게 녹아든 채, 진짜로 상대방이 되어 살아보기 시작한다.

서울로 간 미지 – 낯선 도시, 그리고 첫사랑

미지는 미래인 척하며 세서울개발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서툰 일처리와 사람에 대한 솔직한 감정 표현은 동료들을 당황하게 만들지만, 점점 그 진심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미래가 무심코 흘려보낸 따뜻함을, 미지는 소중히 쌓아간다.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첫사랑 이호수. 청각 장애를 가진 변호사로, 예전부터 미지를 좋아했던 인물이다. 문제는… 지금의 미지는 ‘미래’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 거짓된 이름으로 다시 시작된 이 로맨스는 아름다우면서도 아슬아슬했다. 호수는 어딘가 어색한 ‘미래’에게서 과거의 미지를 떠올리고 점점 진실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고향으로 간 미래 – 되찾은 감정, 그리고 울컥한 가족

미래는 미지가 살아온 고향집에서 농사일을 도우며 살아간다. 처음엔 불편하고 낯설었지만, 어머니의 따뜻한 밥, 아버지의 뻣뻣하지만 진심 어린 손길, 그리고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할머니와의 시간을 통해, 잊고 지냈던 감정을 되찾는다.
특히 할머니가 미래(=미지)를 붙잡고 “넌 아무리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애야”라고 말하던 장면. 이 드라마는 가족의 사랑을 과하게 미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건조하게 방치하지도 않는다. 미래는 점점,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삶을 쫓기듯 살아왔는지 깨닫게 된다.

서울도, 고향도 쉬운 곳은 없었다

미지는 결국 회사에서 ‘진짜 미래’가 아니라는 의심을 받게 되고, 호수와의 관계도 흔들린다. 현실은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결국 정체를 들킬 위기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미래는 고향에서 농사에 실패하고, 어머니와 갈등을 겪는다. 도망쳐 나온 도시와 달리, 이곳엔 도망칠 구석도 없다. 하지만 그 끝에 가족이라는 단단한 울타리가 있다는 걸, 미래는 다시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감정을 외면해왔는지 마주하게 된다.

내 삶을 사랑하기까지

미지의 서울은 나에게 “지금 이 삶,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다. 회사에선 감정이 사치인 것처럼 여겨지고, 고향에선 미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 시대에, 쌍둥이 자매의 서로 다른 삶은 그 자체로 오늘날 우리 세대의 축소판이었다.
그리고 결국 삶을 바꿔주는 건 장소나 조건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사람들과 연결되고,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가였다.
미지도, 미래도, 누구보다 나 자신도... 사실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렇게 스스로를 조금 더 다정하게 보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