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총기 규제가 엄격한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 불법 무기가 밀려들고, 평범한 시민들이 그 총을 손에 쥐게 되는 충격적 시나리오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법과 정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 남자와, 거대한 시스템을 뒤흔들려는 또 다른 남자가 있습니다.
총은 누구의 손에, 왜 들리나
경찰관 이도(김남길)은 과거 군 특수부대의 저격수 출신입니다. 그는 정직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지만, 잦아지는 총기 사고를 목도하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섭니다.
한편, 무기 밀매상 문백(김영광)은 미묘하게 카리스마를 지닌 악역이 아니라, 자신만의 상처와 복수를 감춘 계산적인 전략가입니다. 그는 감정이 없는 살인자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악이라는 서사를 짊어집니다.
시리즈는 무기의 유입이 점점 일반 시민에게까지 이르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시험 준비생 유정태(우지현)는 시험 불안에 총을 손에 쥐고, 학부모·학생·사회적 약자들이 총이라는 극단적 무기에 노출되며 긴장이 커집니다.
이도와 문백이 공조 관계에 놓이기도 하고, 갈등의 선을 넘다가도 다시 마주치며 서로의 철학이 충돌하고 교차하는 모습이 긴장감을 더합니다. 결말로 향할수록 ‘총을 든 자의 이유’가 법정 논리보다 더 깊은 인간성의 질문으로 바뀌어갑니다.
총보다 더 무거운 마음
- 이도(김남길) 딱딱한 경찰이 아니지만, ‘총기는 악’이라 믿으며 믿을 수 없이 사람들 사이에서 총기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무게에 시달립니다. 과거 군인의 트라우마와, 형사로서의 양심 사이에서 자신의 정의를 다시 쓰게 됩니다.
- 문백(김영광)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자라난 인물로, 무기를 유통하면서도 누구보다 체계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총격은 복수이자 선전포고이며, 왜 어떤 이들은 총을 든 순간 정서를 깨닫는지가 메시지입니다.
- 유정태(우지현) 삶의 압박 속에서 총을 받게 된 평범한 시민의 얼굴입니다. 그의 이야기 안에는 ‘누가, 왜 총을 건넸는가’에 대한 사회 전체의 책임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액션 너머 사람을 묻다
권오승 감독은 총을 사용하는 장면을 단순한 액션이 아닌, 인간의 심리가 폭발하는 순간으로 묘사합니다. 음악은 절제되고, 장면은 서서히 몰입시켜 ‘총이 일으킨 불안’이 화면 너머까지 이어집니다.
회차가 이어질수록, 단순한 범죄 수사극에서 ‘가난한 자가, 분노한 자가 총을 든다면 사회는 무엇을 지키는가’란 질문으로 확산됩니다. 마지막 결정의 순간엔, 이도가 총을 내려놓으며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정의라는 모호한 진실에 귀를 기울이게 합니다.
총은 사건이고, 사람은 질문이다
이 드라마가 말하는 건 “총이 등장하면 누가 먼저 죽을까”가 아닙니다. “왜 그 총은 손에 들렸나”가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이도와 문백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총을 들지만, 결국은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총을 든 이는 목적이 있고, 총을 막는 이는 이유가 있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