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죽을 운명을 가진 소년”과 그를 지키려는 “MZ세대 여고생 무당”이 서로를 만나며 사랑하고, 성장하고, 구원하는 이야기를 판타지 로맨스로 그려냅니다. 현실과 귀신이 겹치는 공간 속에서, 청춘의 불안과 믿음이 서서히 피어납니다.
악귀와 공존하는 청춘의 첫사랑
죽을 운명에 태어난 소년 배견우(추영우)는 고교 양궁부 선수지만, 알 수 없는 사고와 불운이 끊이지 않는 존재입니다. 어느 날 등장한 여고생 무당 박성아(조이현)는 그를 ‘인간 부적’으로 삼아 악귀 봉수의 저주를 막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억지지만, 둘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에게 첫사랑이 되어갑니다. 손끝 스킨십, 눈빛 교감, 그리고 소박한 고백까지—작은 순간들이 따뜻하게 쌓이죠.
하지만 악귀 봉수가 견우 몸에 깃들자 위기도 시작됩니다. 봉수는 점차 몸을 장악해 가고, 견우의 영안(귀신을 보는 눈)이 열리면서 현실과 영혼의 경계가 흔들립니다.
견우·성아·봉수의 교차하는 서사
배견우는 불운한 몸 탓에 스스로를 고립시키지만, 성아의 무심한 연대 속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양궁 자세를 다잡듯 살아갈 용기를 되찾는 존재로 성장하죠.
박성아는 무당이자 청춘 여고생으로, 견우를 향해 인간적인 애정을 숨기지 않고, 봉수를 억누르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용감하면서도 다정한 무당 소녀의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봉수는 악귀이자 견우 안의 또 다른 자아입니다. 처음엔 파괴적이지만, 점차 존재감을 드러낼수록 인물 내면의 불안과 상처를 상징하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판타지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온기
이야기는 판타지 요소를 품고 있지만, 연출은 현실적이고 섬세합니다. 양궁장, 교실, 법당 등 친근한 공간에서 귀신과의 공존이 일상처럼 느껴집니다.
카메라는 감정을 담는데 집중합니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서로를 지킬 때, 침묵이 공간을 채우며 조용하지만 단단한 울림을 전달합니다.
악귀 봉수가 드러날 때마다 화면 톤이 차갑고 묵직해지고, 성아와 견우가 서로를 지키는 순간엔 따뜻한 빛이 흐릿히 번집니다. 소리를 줄이고, 장면을 오래 머물게 하는 연출은 감정의 변곡점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사랑이 구원이 되기도 한다
이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운명처럼 다가온 불운 속에서도, “함께 있어 준다”는 건 그 자체로 충분한 구원이며 사랑이 된다는 것.
견우는 봉수와 싸우는 법을 배우고, 성아는 자신의 믿음이 누군가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얻고, 악귀는 사람과 공존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깨닫게 됩니다. “첫사랑이란, 누군가의 운명조차 감당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