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사람들이 다시 만난 이유
주가람(윤계상)은 과거 럭비 국가대표로서 이름을 날렸지만, 도핑 파문과 중증 근무력증이라는 시련으로 인해 커리어를 접은 인물입니다.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 그는 조용한 삶을 살던 중, 해체 위기의 모교 럭비부 감독 제안을 받고 다시 세상 앞으로 나섭니다. 윤성준(김요한)은 한양체고 럭비부의 주장으로, 개인 실력은 뛰어나지만 팀워크보다는 자존심과 성과를 우선시하는 인물입니다. 주가람과 충돌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배이지(임세미)는 사격부 코치이자 주가람의 옛 연인으로, 감정은 숨기지만 깊은 정서를 지닌 캐릭터입니다. 서우진(박정연)은 사격부 주장으로, 친구를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함을 가진 인물이며, 문웅(김단)은 럭비부 신입 선수로 우진과 오랜 인연을 공유하며 성장의 서사를 보여줍니다.
다시 뛰기까지, 우리가 겪은 날들
이야기는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온 주가람이 럭비부 감독직을 맡으며 시작됩니다. 해체를 앞둔 럭비부는 연패의 늪에 빠져 있고, 선수들은 의욕도 자존심도 바닥난 상태였습니다. 가람은 기존 지도자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갑니다. 고사상을 차려놓고 응원하는 퍼포먼스, 훈련 대신 공을 던지는 놀이, 감정에 귀 기울이는 대화들. 처음에는 선수들의 조롱과 반발을 샀지만, 가람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주장 성준은 가장 거세게 반발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역시 감독의 진심을 이해하게 됩니다. 럭비라는 경기 속에서 이들은 점차 ‘개인’에서 ‘팀’으로 변화해 갑니다. 외부의 시선보다 서로를 바라보며,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뛰는 법을 배워갑니다. 한편, 가람과 배이지는 다시 마주하면서도 감정을 쉽게 풀지 못합니다. 하지만 말보다는 행동으로, 서로의 변화와 성장을 지켜보며 관계의 실마리를 풀어갑니다. 서우진은 친구 문웅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경기에서 일부러 져주는 선택을 하고, 이는 이 드라마가 말하는 ‘관계의 가치’를 잘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습니다.
함께라는 말이 주는 진짜 위로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단순히 스포츠 드라마의 문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경기를 통해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 사람 사이의 이해와 회복, 그리고 연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가람은 실패를 경험했기에 아이들의 상처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고, 리더로서의 권위가 아닌 동료로서의 자세로 팀을 이끌어 갑니다. 윤성준은 감독과의 대립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왜 혼자만 뛰려 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연출 또한 이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따라갑니다. 고사상 퍼포먼스처럼 유쾌한 장면이 있는가 하면, 비 오는 날 묵묵히 이어지는 훈련 장면에서는 고요한 감동이 전해집니다. 음악은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밀어붙이지 않으며, 인물 간의 눈빛과 대사가 더 많은 의미를 전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기적’이란 번쩍이는 성과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가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이어집니다. 혼자서는 일어날 수 없던 이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뛰게 되는 그 순간. 바로 그때 기적이 만들어진다고 말하는 이 드라마는, 우리 삶에도 필요한 응원을 조용히 건넵니다.
드라마 정보
- 제목: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 방송사: SBS 금토드라마
- 출연: 윤계상, 김요한, 임세미, 박정연, 김단
- 장르: 스포츠, 청춘 성장, 휴먼 드라마